봄이 오면 여수의 작은 오지 마을 둔병도는 초록 물결로 넘실댄다. 봄 방풍 덕분이다. 둔병도 주민들은 1년에 딱 두 달 동안 방풍나물을 수확해 한 해 생계를 잇는다. 고구마 농사가 주 수입원이었던 마을에 처음 방풍나물을 들여온 이는 김경수 할아버지. 15년 전, 조합을 설득해 마을에 무료로 씨앗을 나눠 섬 주민 모두가 방풍 재배로 풍요로워졌다는데! 고된 일이지만, 이 계절 푸른 바다와 초록빛 방풍이 섬을 가득 채우면 마을 사람들은 마음 부자가 된다. 젊은 시절 ‘한량’이라 불렸던 베짱이 김경수 할아버지와 부지런한 개미 부인 배남진 할머니, 가족 같은 이웃 할머니들이 나눠주는 정(情) 덕분에 보는 이의 마음에도 봄바람 살랑이는 둔병도의 봄을 만난다. #한국기행 #둔병도 #방풍나물 #귀농귀촌 #부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