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첩첩산중에 문을 연 한의원을 찾아가는 길. 구불구불 보기만 해도 스릴 넘치는 고갯길인 지안재를 올라 오도재를 넘어서면 보이는 한의원 간판. 하지만 간판 따라 들어선 길은 인가 없는 외딴 산길. 덜컹덜컹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이런 곳에 한의원이 있을까? 길을 잘못 든 게 아닐까...’ 하는 순간, 더 이상 갈 곳 없는 오솔길 끝에 한의원이 보인다. 부산에서 45년간 한의사로 살아온 허정구 씨는 은퇴와 동시에 첩첩산중 지리산 산중으로 들어왔다. 젊은 시절부터 산을 좋아해 백두대간을 모두 올라봤다는 자칭 산 사나이였던 허정구 씨는 결혼할 때 아내에게 ‘나중에 한의원을 그만두는 날, 지리산에 들어가 살겠다’고 선포했다. 그리고 그 약속대로 부부는 지리산으로 들어왔다. 은퇴하고 나면 마음 편히 즐기며 쉬리라 다짐한 그였지만 그는 지리산 첩첩산중에 한의원을 다시 열었다. 교통이 불편해 읍내 병원 한 번 나가기도 쉽지 않은 산골 할머니들의 주치의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허정구 씨의 왕진은 거동이 불편한 산골 할머니들에게 단비와 같다. 무릎 통증에 걷기도 쉽지 않아 버스 타고 가는 길이 엄두도 안 났지만 집에서 한의사 선생님의 침을 맞을 수 있어 살 것 같다. 첩첩산중 산골주치의로 의술을 베풀며 살아가는 허정구 씨의 따뜻한 일상을 만나본다. #한국기행 #산골주치의 #왕진 #지리산한의원 #개원 #귀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