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는 청춘들이 사람 소리 하나 없는 시골 마을에 다 같이 멍 때리러 모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공기업에 들어갈 만큼 효자였던 태원 씨. 빼곡한 도시에서 기성품처럼 나를 맞춰가며 사는 삶이 싫었다. 도시엔 내가 없이도 충분히 돌아갈 수 있지만 이곳은 내가 먼저 손 내밀지 않으면 안 될 것들이 천지였다. 흙 만지며 멍 때려도 누구 하나 뭐라 하지 않는 이곳에서 24살 태원 씨는 자급자족의 주는 기쁨을 알아버렸다. 돈 없이 움직이지 않는 도시와 달리 이곳은 노동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내게 내어줄 수 있는 무한의 공간이었다. 폐축사로 무너지던 공간은 그들에게 숙소가 됐고, 못 쓰던 싱크대는 닭들의 보금자리가 됐다. 계절마다 싹을 틔우는 농작물들은 꼭 기분 따라 골라 먹는 우리만의 뷔페 같았다. 도시에서 눈치 싸움하며 내 자리를 얻어내지 않아도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지 않아도 별빛이 쏟아지는 자리라면 그들에겐 어디든 상석. 나뭇잎 밭을 도화지로 삼아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가는 청년 농부들에게 이곳은 언제나 축제의 현장이다. #한국기행 #공기업퇴사 #착한농부 #친환경농사 #밭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