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 사방이 과일향으로 가득한 마을 사이 자두밭 가운데 지어진 ㄷ모양의 집엔 자두에 반해 살게 된 아내와 자두꽃보다 예쁜 아내와 산다는 남편이 깨볶는 중이다. 이곳은 남편인 상욱의 아버지가 50여년 전 독립해 지은 첫 집을 지은 터이다. 아내는 아주 풍경에 반해 남편을 따라 내려와 처음 시골살이를 시작했다. 하지만 단열이라곤 전혀 안되는 옛 집이기에 혹독한 여름과 겨울을 견딜 수 없어 헐기로 결정했다. 부모형제들과 추억이 가득한 집을 허무는게 쉽지 않았던 남편 상욱은 철거하기 전날 이 집에서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묘한 온기를 느꼈다고 한다. 아버지의 집을 허물고 11년만에 완성한 부부의 신혼집은 자두밭을 잘 볼 수 있도록 과감하게 남쪽 대신 동쪽으로 열린 집을 선택했다. 어디서든 초록이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커튼도 없이 창을 크게, 많이 냈다고 한다. 새들이 날아와 부딪히는 문제는 중정엔 커다란 연을 매다는 지혜로 해결했지만 진짜 문제는 창이다. 이때문에 부부 결혼 생활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고 한다. 공간은 달라졌어도 기억은 선명해졌다는 남편 상욱. 그 이유는 부모님의 세월이 묻은 유품들이 공간 곳곳에 여전히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남은 인생을 아버지가 물려준 이 터에서 더 사랑하며 오순도순 사는게 꿈이라고 한다 #건축탐구집 #집짓기 #단층집 #인테리어 #라이프스타일 #김호민건축가